㉓ 어둠 속에 웅크린 빛

㉓ 어둠 속에 웅크린 빛

이 글은 거대한 별의 붕괴로 탄생한 블랙홀이 호킹 복사를 거쳐 플랑크 영역에 이르고, 양자중력 효과에 의해 화이트홀로 전환될 가능성을 로벨리의 『화이트홀』을 중심으로 설명한다.
루프 양자중력에서는 블랙홀 내부의 무한한 특이점 대신 플랑크 별과 양자적 반등이 나타나며, 블랙홀에서 화이트홀로의 전이는 전이 → 반등 → 도약의 과정으로 묘사된다.
사건의 지평선에서는 강물처럼 흘러가는 공간의 속도가 빛의 속도에 이르러, 외부 관찰자에게 블랙홀 내부의 시간이 멈춘 것처럼 보이는 극단적인 시간 지연이 나타난다.
따라서 우리가 보는 블랙홀은 영원한 죽음의 끝이라기보다, 내부에서는 이미 반등하여 화이트홀로 향하고 있으나 외부에서는 아직 그 변화가 도달하지 않은 ‘우주에서 가장 긴 찰나’로 해석될 수 있다.
결국 밤하늘의 어둠은 빛의 완전한 소멸이 아니라, 정보와 빛이 다시 나타날 가능성을 품은 양자적 변곡점이라는 이미지로 23편의 로벨리 물리학 연재를 마무리한다.

㉒ 시간 없는 세상의 양자 도약

㉒ 시간 없는 세상의 양자 도약

이 글은 루프 양자중력이 그리는 세계에서 공간과 시간이 독립된 배경이 아니라, 스핀 네트워크와 스핀 거품이라는 관계적 구조에서 나타난다고 설명한다.
블랙홀 내부가 플랑크 규모에 이르면 일반상대성이론의 특이점 대신 양자적 반발과 되튐이 일어나고, 블랙홀이 화이트홀로 전이될 가능성이 제시된다.
로벨리는 이 전이를 양자 터널링과 양자도약의 관점에서 설명하며, 블랙홀과 화이트홀을 서로 시간적으로 뒤집힌 관계로 바라본다.
그러나 호킹 복사와 엔트로피 증가 때문에 전체 과정은 완전히 되돌릴 수 없으며, 과거와 미래의 차이는 우주의 초기 불균형이 남긴 흔적과 기억에서 비롯된다.
결국 블랙홀과 화이트홀의 생애는 시간, 정보, 기억, 엔트로피가 어떻게 하나의 관계망 속에서 연결되는지를 보여주는 양자중력의 극한 사례이다.

㉑ 시간의 원천 ― 엔트로피, 관점, 그리고 기억

㉑ 시간의 원천 ― 엔트로피, 관점, 그리고 기억

현대 물리학에서 시간은 절대적으로 흐르는 실체가 아니라, 세계의 변화와 우리가 그것을 인식하는 방식에서 나타나는 창발적 현상이다.
미시 세계를 모두 알 수 없는 우리의 ‘희미한 시각’ 때문에 엔트로피가 정의되고, 엔트로피의 증가는 과거와 미래를 구분하는 ‘시간의 화살’을 만든다.
따라서 시간은 변화의 원인이 아니라, 세상이 낮은 엔트로피 상태에서 높은 엔트로피 상태로 변화하는 과정을 기술하는 방식이다.
과거의 낮은 엔트로피는 현재에 흔적을 남기고, 뇌는 그 흔적을 기억하며 미래를 예측함으로써 시간의 흐름을 경험한다.
결국 우리가 느끼는 시간은 엔트로피, 관점, 기억과 예측이 결합하여 만들어낸 관계적 현상이다.

⑳ 시간 파헤치기―로벨리가 해체한 시간의 층위

⑳ 시간 파헤치기―로벨리가 해체한 시간의 층위

이 글은 카를로 로벨리의 『시간은 흐르지 않는다』를 중심으로, 우리가 당연하게 여겨온 시간의 성질들이 현대 물리학을 거치며 하나씩 시간이 해체되는 과정을 설명한다.
상대성이론은 우주에 하나의 절대 시간이 존재한다는 생각을 무너뜨리고, 장소와 운동 상태에 따라 각기 다른 고유시간이 존재함을 보여준다.
열역학은 시간의 방향이 자연의 근본 법칙에 새겨진 것이 아니라 엔트로피 증가와 거시적 통계에서 나타나는 효과임을 드러내며, 상대성이론은 우주 전체에 공통된 하나의 ‘지금’도 존재하지 않음을 보여준다.
일반상대성이론에서 시간은 더 이상 독립된 배경이 아니라 중력장과 결합된 시공간의 일부가 되고, 양자중력에 이르면 시간은 연속성마저 잃고 입자성·중첩·관계성을 가진 양자적 구조로 해석된다.
결국 로벨리의 세계에서 남는 것은 절대적 시간이 아니라 사건과 과정의 네트워크이며, 사물조차 잠시 안정되어 보이는 사건들의 매듭일 뿐이다.

⑲ 루프 양자중력: 스핀 거품과 시간의 탄생

⑲ 루프 양자중력: 스핀 거품과 시간의 탄생

이 글은 루프 양자중력의 관점에서 공간과 시간이 처음부터 존재하는 배경이 아니라, 양자적 관계망에서 창발하는 구조라는 생각을 전개한다.
플랑크 규모에서는 연속적인 시간과 명확한 인과 순서가 사라지고, 사건들은 양자적 불확정성과 관계 속에서만 정의되며, 우리가 경험하는 시간은 거시적 수준에서 나타나는 근사적 현상으로 이해된다.
루프 양자중력은 초기 상태와 최종 상태 사이에 하나의 확정된 시공간이 존재한다고 보지 않고, 가능한 모든 시공간의 역사들을 합산하여 전이확률을 계산한다.
공간의 양자 상태를 나타내는 스핀 네트워크가 변화하며 그리는 양자적 역사가 스핀 거품(Spin Foam)이며, 이 과정들의 합이 우리가 거시적으로 경험하는 시공간을 형성한다.
결국 로벨리가 그리는 세계에서는 공간과 시간, 물질과 에너지가 독립된 실체가 아니라 하나의 공변 양자장과 관계망의 역동적 과정으로 이해되며, 다음 단계에서는 이러한 구조에서 시간 자체가 어떻게 등장하는지가 핵심 문제가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