멀리(머루; 산포도), 들판에서 사라진 기억의 풍경

멀리(머루; 산포도), 들판에서 사라진 기억의 풍경

친구가 보내온 ‘멀리’ 사진은 $50$년 전 제주 새왓디에서 보았던 어린 시절의 풍경과 기억을 다시 불러낸다.
과거 멀리가 의지하던 새왓은 감귤원 개발과 경관 변화로 사라지고, 야생 덩굴식물은 돌담과 밭 가장자리 같은 작은 서식처로 밀려났다.
글은 멀리가 지지대를 감는 생리적 작용과 서식지 감소를 생태학적 원리로 설명하면서, 한 식물의 변화 속에서 제주 중산간 환경의 변화를 읽어낸다.
그러나 멀리는 단순한 식물이 아니라 맛·바람·장소·정서를 한꺼번에 불러내는 ‘기억의 표본’이며, 사라진 고향 풍경으로 이어지는 통로다.
결국 사진 속 멀리는 현재의 식물이면서 동시에 사라진 새왓디와 어린 시절이 시간 속에 남긴 흔적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