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86의 밤, 흙수저의 새벽
이 글은 어느 중소도시의 늦은 밤, 술에 이끌려 막걸리집 ‘장터’를 찾은 한 남자의 발걸음을 따라가며 도시 변두리 사람들의 고단한 삶과 외로움을 그린 이야기이다.
장터 앞에는 비정규직 젊은 부부, 농가부채에 짓눌린 감귤 농민, 시대의 변혁을 꿈꾸다 일용노동자가 된 운동권 출신 노년이 스쳐 지나간다. 서로 다른 삶을 살아온 이들은 술과 담배, 노래와 탄식 속에서 잠시 같은 밤을 공유한다.
화려한 도시의 밤과 대조적으로 작품은 농가부채·불안정 노동·세대 내부의 계층 분화·영세 자영업의 불안이라는 한국 사회의 구조적 문제를 배경에 깔고 있다. 특히 성공한 ‘386세대’ 뒤편에 생계형 노동자로 남은 이들과 농업소득만으로 생활하기 어려운 제주 농민의 현실을 통해, 개인의 실패처럼 보이는 삶 뒤에 사회구조의 긴 그림자가 존재한다는 점을 드러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