끝마치며
NASA Visible Earth
https://visibleearth.nasa.gov/images/74092/july-blue-marble-next-generation이 글은 지구 온난화의 주요 원인과 그로 인한 영향을 분석하고 설명하고자 한 작은 시도였다. 비전문가로서 이 복잡하고 방대한 주제에 도전한다는 것은 결코 쉬운 일이 아니었지만, 지구 온난화 때문에 겪는 변화들이 결코 남의 일이 아니며, 그 영향이 지금도 매일 내 일상에 미치고 있다는 ‘느낌’과 확신, 지구 온난화를 바라보는 나의 물음, 그리고 그것을 이해하는 것만이 내 삶을 다시 성찰할 수 있고 미래를 얘기할 수 있다는 믿음이 이 글을 쓰게 된 동기였다.
비록 나는 나름의 최선을 다했으나 과학은 언제나 높고 단단한 벽 앞에 이해의 한계에 부딪힐 수밖에 없었고, 그래서 서술은 많이 부족했다. 관용의 미덕을 베풀기를.
이 글은 동료 평가를 거친 학술 논문이 아니라, 공개된 과학 문헌과 국제기구(IPCC, NASA 등)의 자료를 바탕으로 지구 온난화의 물리적 메커니즘을 해설적으로 정리·해석한 서술이다. 평범한 퇴직자가 세상의 이치를 이해하고자 탐구한 학습의 기록이다. 저는 이 과정에서 자료 정리와 개념 대응을 위해 인공지능 기반 언어 도구를 보조적으로 활용했다. 하지만 그 자료를 꿰어 구조를 만들고, 논리를 완성한 주체는 저 자신이다.
우리는 지구의 기후 시스템이 얼마나 복잡하게 얽혀 있으며, 작은 변화(예를 들어 해양의 ‘이온 간 농도 비율의 평형 변화’)도 전체 시스템에 큰 파급 효과를 미칠 수 있음을 확인했다.
중심 개념: 복사강제력, EEI, 기후민감도
먼저, 온실가스가 지구 대기 중에서 어떻게 온실효과를 일으켜 지구의 온도를 상승시키는지 살펴보았다. 이산화탄소($\text{CO}_2$), 메탄($\text{CH}_4$), 아산화질소($\text{N}_2\text{O}$)와 같은 주요 온실가스의 대기 중 농도는 인간 활동으로 크게 증가하였다. 온실가스는 지표와 대기가 방출하는 장파복사의 일부를 흡수하고 다시 방출함으로써 우주로 빠져나가는 복사에너지의 흐름을 변화시키며, 그 결과 지구 기후계는 온난화된다.
온실가스 농도의 증가는 지구의 대기권 상단 에너지수지에 유효복사강제력(Effective Radiative Forcing, ERF)을 가한다. 양의 복사강제력은 기온이 아직 충분히 변하지 않은 상태에서 지구가 흡수하는 에너지를 우주로 방출하는 에너지보다 많게 만드는 방향으로 작용한다. 복사강제력은 온실가스나 에어로졸, 태양복사, 토지 이용 변화와 같은 외부 요인이 지구 에너지수지에 가한 교란의 크기를 제곱미터당 와트 ($\text{W/m}^2$)로 나타낸 값이다.
IPCC 제6차 평가보고서(AR6)는 $1750$년부터 $2019$년까지 이산화탄소 농도 증가에 따른 유효복사강제력을 약 $2.16\pm0.26\text{ W/m}^2$로 평가하였다. 흔히 제시되는 $2.17\text{ W/m}^2$는 이를 반올림한 값으로 볼 수 있다. 그러나 이 값은 이산화탄소만의 강제력이지, 온실가스 전체나 인간 활동 전체의 순효과를 나타내는 값은 아니다.
같은 기간 메탄·아산화질소·할로겐화 기체 등을 포함한 잘 혼합된 온실가스 전체의 유효복사강제력은 약 $3.32\pm0.29\text{ W/m}^2$로 평가된다. 반면 인간이 배출한 에어로졸과 일부 토지 이용 변화는 냉각 방향으로 작용한다. 이러한 가열효과와 냉각효과를 모두 합한 인간 활동 전체의 순유효복사강제력은 $2019$년 기준 약 $2.72\text{ W/m}^2$이며, 불확실성 범위는 약 $1.96\sim3.48\text{ W/m}^2$이다.
복사강제력이 발생한다고 해서 지구의 온도가 즉시 최종 평형온도까지 상승하는 것은 아니다. 해양은 막대한 열용량 때문에 초과 에너지를 천천히 흡수하며, 대기와 해양의 순환, 구름, 수증기, 눈과 얼음도 서로 다른 시간 규모로 반응한다. 그 결과 지구 기후계는 수십 년에서 수백 년에 걸쳐 새로운 상태로 접근한다.
이 과정에서 지표와 대기의 온도가 상승하면 장파복사 방출도 증가한다. 온도가 높은 물체일수록 더 많은 복사에너지를 방출한다는 슈테판-볼츠만 법칙($E=\sigma T^4$)에 따라, 따뜻해진 지표와 대기는 이전보다 더 많은 적외선 복사를 방출한다. 이러한 복사 반응은 처음 발생한 양의 에너지 불균형을 줄이는 방향으로 작용한다.
그러나 지표에서 증가한 적외선이 모두 곧바로 우주로 나가는 것은 아니다. 일부는 약 $8\sim13\,\mu\text{m}$ 부근의 대기창을 통해 지표에서 우주로 직접 방출되지만, 상당 부분은 수증기·이산화탄소·구름 등에 흡수된다. 대기는 흡수한 에너지를 주변 공기와 교환하고, 각 고도의 온도와 복사 특성에 따라 다시 위와 아래 방향으로 적외선을 방출한다.
따라서 우주로 나가는 적외선 복사는 특정한 하나의 통로를 따라 이동하는 에너지 덩어리가 아니다. 대기창에 해당하는 파장에서는 비교적 따뜻한 지표가 우주로 직접 복사하지만, 온실가스의 흡수대에서는 대류권 중·상층이나 성층권 등 파장별로 서로 다른 고도에서 방출된 복사가 우주에 도달한다. 지구가 따뜻해지면 이러한 여러 방출고도의 온도와 복사 특성이 달라지면서 대기권 상단의 총장파복사도 변한다.
온난화에 따른 지구의 복사 반응은 전 지구 평균 에너지수지 방정식 $N=F-\alpha\Delta T$로 나타낼 수 있다. 1) 여기서 $F$는 외부 요인이 가한 유효복사강제력, $N$은 지구계에 남아 있는 순에너지 유입, 즉 지구 에너지 불균형(Earth Energy Imbalance, EEI), $\Delta T$는 전 지구 평균 지표온도 변화, $\alpha$는 온난화에 대한 기후계의 순복사 반응을 나타내는 피드백 매개변수이다.
$\alpha\Delta T$는 온난화가 진행되면서 초기의 복사불균형이 얼마나 감소했는지를 나타낸다. 여기에는 온도가 높아질수록 장파복사가 증가하는 플랑크 복사반응뿐 아니라 수증기, 대기의 수직 기온분포, 구름, 눈과 얼음의 반사율 변화 등 다양한 기후피드백의 순효과가 포함된다. 따라서 이를 단순히 “지표에서 증가하여 우주로 방출된 적외선의 양”이라고 해석해서는 안 된다.
현재까지 관측된 지구 평균기온 상승 역시 이산화탄소 강제력 $2.17\text{ W/m}^2$ 하나에 일정한 기후민감도 계수를 곱하여 계산할 수 없다. 실제 온난화에는 이산화탄소뿐 아니라 메탄과 아산화질소, 에어로졸, 오존, 토지 이용 변화, 태양과 화산의 영향 및 자연적인 기후변동이 함께 작용하기 때문이다.
최근 10년 평균 지구 표면온도는 산업화 이전보다 약 $1.2\sim1.3^\circ\text{C}$ 높아진 상태이다. 특정한 한 해에는 엘니뇨와 같은 자연변동이 겹치면서 산업화 이전보다 $1.5^\circ\text{C}$ 이상 높은 온도가 나타날 수 있지만, 한 해의 온도와 장기적인 온난화 수준은 구분해야 한다.
대기 중 이산화탄소 농도가 산업화 이전의 약 두 배가 되면, IPCC AR6는 이에 따른 유효복사강제력을 약 $3.93\pm0.47\text{ W/m}^2$로 평가한다. 이 강제력이 장기간 유지되어 지구가 새로운 에너지 평형에 접근할 경우, 평형기후민감도(Equilibrium Climate Sensitivity, ECS)의 최선 추정값은 약 $3^\circ\text{C}$이며, 가능성이 높은 범위는 약 $2.5\sim4^\circ\text{C}$이다.
이때 새로운 복사평형은 산업화 이전과 같은 온도에서 회복되는 것이 아니다. 온실가스가 증가한 대기는 동일한 온도에서 이전보다 우주로 적은 장파복사를 내보내므로, 지표와 대기가 더 높은 온도에 도달해야 흡수되는 태양에너지와 우주로 방출되는 에너지가 다시 같아질 수 있다.
현실의 지구는 아직 이러한 평형에 도달하지 않았다. 현재 지구가 흡수하는 태양복사는 우주로 방출하는 에너지보다 많으며, 그 차이를 지구 에너지 불균형(EEI)이라고 한다. 최근 위성 복사관측과 해양 열함량, 빙권·육지·대기의 열저장량을 종합한 분석에 따르면, $2006$년부터 $2025$년까지의 평균 EEI는 약 $1.04\text{ W/m}^2$로 평가된다. 이 값의 불확실성 범위는 약 $0.82\sim1.25\text{ W/m}^2$이다.
EEI는 복사강제력과 동일한 값이 아니다. 복사강제력은 온실가스와 에어로졸 등의 외부 교란이 가한 에너지수지 변화이며, EEI는 지구가 이미 일정 부분 따뜻해지고 기후피드백이 작용한 뒤에도 현재 남아 있는 실제 순에너지 유입이다.
따라서 “복사강제력의 일부가 상쇄되었다”는 말은 온실가스의 영향이나 복사강제력 자체가 사라졌다는 의미가 아니다. 지표와 대기가 따뜻해지고 여러 피드백이 작동하면서 지구가 우주로 내보내는 순복사가 증가하여, 처음 발생한 에너지 불균형이 일부 줄었다는 뜻이다.
여기서 이산화탄소 단독 강제력인 $2.17\text{ W/m}^2$와 최근 전체 지구계의 EEI인 약 $1.0\text{ W/m}^2$를 직접 빼서 “약 $1.2\text{ W/m}^2$가 우주로 추가 방출되었다”고 결론 내리는 것은 엄밀하지 않다. 두 값은 대상이 되는 기후요인과 기준시점 및 관측기간이 서로 다르기 때문이다. 그러한 계산은 에너지수지의 원리를 보여주는 개념적 예시로는 사용할 수 있지만, 실제 위성에서 독립적으로 측정된 적외선 방출 증가량으로 제시해서는 안 된다.
CERES 위성은 대기권 상단에서 우주로 반사되는 단파복사와 방출되는 장파복사의 변화를 관측한다. 그러나 EEI는 각각 약 $240\text{ W/m}^2$ 규모인 흡수복사와 방출복사 사이에 남는 약 $1\text{ W/m}^2$ 정도의 작은 차이이다. 이는 전체 복사 흐름의 약 $0.4\%$에 불과하므로, 위성관측만으로 절대값을 정밀하게 결정하기는 쉽지 않다. 이에 따라 CERES 자료는 ARGO 해양 부이 등을 이용한 해양 열함량 및 다른 열저장 관측과 결합하여 평가된다.
상쇄되지 않고 남은 약 $1\text{ W/m}^2$ 규모의 EEI는 현재 지구 시스템에 실제로 축적되는 초과 에너지의 양을 나타낸다. 이 에너지의 대부분, 대략 $90\%$는 해양에 저장되고, 나머지는 육지와 대기를 데우거나 빙하·해빙·빙상을 녹이는 데 사용된다.
깊은 바다는 거대한 열저장고(thermal reservoir)처럼 초과 에너지를 받아들인다. 물은 공기보다 열용량이 크고 해양은 매우 깊기 때문에, 해양은 막대한 열을 저장하면서도 표면온도에는 그 변화가 비교적 천천히 나타난다. 이러한 특성을 해양의 열관성 (thermal inertia)이라고 한다. 2)
해양의 열 흡수는 온실가스 증가에 따른 지표온난화를 일시적으로 완화하거나 지연시키지만, 초과 에너지를 제거하는 것은 아니다. 해양에 저장된 열은 해수의 열팽창과 해수면 상승, 해양 열파, 산호초와 해양 생태계의 변화, 빙붕의 기저 융해 등에 영향을 준다. 또한 대기와 해양 사이의 열 교환은 엘니뇨와 라니냐 같은 자연변동을 통해 지표온도의 단기적인 변화를 일으킨다.
이러한 시간 지연은 사회적으로도 중요한 의미를 가진다. 대기 중 온실가스 농도가 증가하더라도 기온과 해수면, 빙권이 최종적인 변화에 즉각 도달하지 않기 때문에 위험의 전체 규모를 당장 체감하기 어렵다. 그러나 반응이 느리다는 것은 위험이 작다는 뜻이 아니라, 해양과 빙권에 에너지와 변화가 장기간 축적된다는 뜻이다.
다만 “과거 배출 때문에 앞으로 수십 년간 상당한 추가 온난화가 이미 확정되었다”는 표현에는 주의가 필요하다. 전 세계 이산화탄소 순배출이 $0$에 도달하면, 해양의 열 관성에 따른 온난화 효과와 대기 중 이산화탄소가 해양과 육지로 흡수되면서 강제력이 감소하는 효과가 대체로 맞물려, CO₂로 인한 지구 평균기온은 대체로 안정될 것으로 예상된다.
따라서 미래의 추가 지구 평균온난화 규모는 이미 모두 결정된 것이 아니라 앞으로 배출할 이산화탄소와 메탄 등 비CO₂ 온실가스의 양에 크게 좌우된다. 반면 해수면 상승, 심해 온난화, 빙하와 빙상의 손실 같은 일부 변화는 지표온도가 안정된 뒤에도 수백 년 이상 지속될 수 있다. 이것이 기후 시스템의 관성이 갖는 보다 정확한 의미이다.
복사강제력이나 EEI의 수치는 제곱미터당 약 $1\text{ W}$ 정도에 불과해 겉으로는 작게 느껴질 수 있다. 그러나 이를 지구 전체 면적에 적용하면 그 규모는 압도적이다. 지구의 전체 표면적은 약 $5.1\times10^{14}\text{ m}^2$이므로, EEI가 $1.0\text{ W/m}^2$라면 지구계가 얻는 순에너지는 다음과 같다. 3)
$1.0\text{ W/m}^2 \times5.1\times10^{14}\text{ m}^2 = 5.1\times10^{14}\text{ W}$
$5.1\times10^{14}\text{ W} = 510\text{ TW}$
즉, 평균 EEI가 $1.0\text{ W/m}^2$라면 지구 기후계에는 순간순간 약 $510\text{ TW}$의 순에너지가 축적되는 셈이다. 이를 1년 동안 누적하면 약 $1.6\times10^{22}\text{ J}$에 해당한다.
이는 최근 전 세계 인류가 사용하는 평균 전력의 약 $140\sim150$배에 해당한다. 소비전력이 $1\text{ kW}$인 전기밥솥을 기준으로 하면 약 $5$억$1$천만 대가 밤낮없이 동시에 작동하는 것과 같은 전력이다. 전기밥솥 한 대의 소비전력을 $1.5\text{ kW}$로 잡더라도 약 $3$억$4$천만 대가 동시에 작동하는 규모이다.
이 순에너지가 1년 동안 누적되면 약 $1.61\times10^{22}\text{ J}$에 이른다. 히로시마에 투하된 원자폭탄의 폭발에너지를 약 $6.3\times10^{13}\text{ J}$로 놓으면, 이는 에너지양으로만 비교할 때 매년 히로시마급 원자폭탄 약 $2$억$5$천만 발의 폭발에너지와 맞먹는다.
물론 이 비유는 에너지의 총량을 직관적으로 보여주기 위한 것이다. 핵폭발처럼 에너지가 한 지점에서 순간적으로 방출되는 것이 아니라, EEI는 지구 전체에 넓게 분포하여 계속 유입되는 에너지 흐름이다. 또한 이 에너지가 ‘대기 중에 퍼부어지는’ 것도 아니다. $90\%$ 이상은 해양에 저장되고, 나머지는 대기와 육지를 데우고 빙하·해빙·빙상을 녹이는 데 사용된다.
따라서 보다 정확하게 말하면, 현재 지구계는 전 세계의 평균 전력 사용량을 훨씬 능가하는 속도로 초과 에너지를 축적하고 있으며, 그 연간 총량은 히로시마급 원자폭탄 수억 발의 폭발에너지와 비교될 정도이다. 이 거대한 에너지 축적이 해양 열함량 증가, 해수면 상승, 빙하와 빙상의 융해 및 기후 위험 증가의 물리적 기반을 이룬다.
복사강제력 $2.17\text{ W/m}^2$에 지구 전체 면적을 곱한 약 $1{,}100\text{ TW}$는 이산화탄소가 가한 강제력의 전 지구적 규모를 나타내는 개념적 환산값이다. 그러나 이 에너지가 현재 모두 지구에 축적되고 있는 것은 아니다. 지구가 따뜻해지면서 우주 방향 복사가 증가했고 다른 강제력과 피드백도 함께 작용하므로, 실제 순축적률은 복사강제력이 아니라 EEI로 나타내야 한다.
EEI가 양수인 동안 지구계 전체는 계속 에너지를 얻는다. 이러한 에너지 축적은 해양 열함량 증가, 해수면 상승, 빙하와 빙상의 융해, 생태계 변화 및 극한현상의 위험 증가를 뒷받침하는 물리적 기반이다. 단기적으로 지표기온의 상승세가 일시적으로 느려지더라도 EEI가 계속 양수라면 지구 전체의 온난화가 멈춘 것은 아니다.
해양: 이온간 농도 비율, 용해도, 생물 펌프해양도 이러한 변화의 중심에 있다. 산업화 이후 대기 중 이산화탄소($\text{CO}_2$) 농도는 약 $280\text{ ppm}$에서 $420\text{ ppm}$ 이상으로 증가했으며, 이에 따라 해양은 더 많은 $\text{CO}_2$를 흡수하게 되었다. 하지만 헨리의 법칙에 따르면, 수온이 상승할수록 기체의 용해도는 감소하므로, 바다는 점차 $\text{CO}_2$를 받아들이기 어려운 조건에 직면하고 있다. 즉, 해양은 $\text{CO}_2$ 흡수원 역할을 지속하고 있지만, 그 능력은 점차 퇴보하고 있는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해양은 과거 200년간 전 인류가 배출하는 $\text{CO}_2$의 약 $25 \sim 30\%$를 흡수해왔고, 그 결과 해수 내 탄산 이온 시스템(
) 화학적 평형에 변화가 일어났다. 정상적인 해수에서 3가지 이온은 비율상 약 [탄산이온 $9$ : 중탄산이온 $91$ : 수소이온 $1\%$ 미만]의 구조로 균형을 이루며, 해양의 pH를 안정적으로 유지한다.그러나 $\text{CO}_2$ 농도의 증가로 인해 해양의 수소이온($\text{H}^+$) 농도는 증가하고, 이로 인해 탄산이온($\text{CO}_3^{2-}$)은 감소하는 반응이 일어났다.
비율상으로 보면, 탄산이온은 산업화 이전 약 $9\% \to 5\%$로 감소하여 상대적으로 약 $44\%$ 감소하였고, 중탄산이온은 $91\% \to 95\%$, 수소이온은 $1\%$ 미만 $\to 1\%$ 이상으로 증가하였다. 절대 농도 기준으로는 탄산이온은 약 $10 \sim 16\%$ 감소, 중탄산이온은 약 $5 \sim 7\%$ 증가한 것으로 보고되고 있다.
이러한 변화는 단순한 이온 구성의 변화가 아니라, 탄산염 평형의 구조적 교란을 의미한다. 특히 탄산이온의 감소는 석회화 생물(산호, 패류, 유공충 등)의 껍질 형성을 방해하며, 해양 생태계에 영향을 미친다.
결과적으로 탄산이온의 화학적 불균형은 해양 생태계의 복원력은 물론, 해양이 수행해왔던 탄소 흡수 기능과 기후 완충 기능까지 약화시키고 있다.
이와 맞물려 해양 생물들이 수행하는 생물 펌프(biological pump) 기능 역시 위협받고 있다. 식물성 플랑크톤의 광합성, 먹이망을 통한 유기탄소 전환, 해양 눈(marine snow)의 침강 및 심해 저장 등으로 구성된 생물펌프는 지구 탄소 순환의 핵심 축이다. 그러나 온난화로 인한 산성화는 이 순환 사슬을 약화시키고 있다.
마지막으로, 탄소 순환 시스템에 대해 다루면서, 대기, 해양, 생물권, 그리고 암석권 사이에서 어떻게 탄소가 이동하는지를 알게 됐다. 인간 활동이 탄소 순환을 방해하면서 탄소 축적이 이루어지고 있으며, 이는 기후 변화의 근본적인 원인 중 하나로 작용하고 있다.
지구 온난화는 더 이상 미래의 문제가 아니다. 우리는 이 글에서 제시된 과학적 증거(나의 비전문적 식견으로 확신하지는 못함)들을 통해, 지구가 빠르게 변화하고 있으며, 그 변화가 생태계와 인간 사회에 중대한 위협이 된다는 것을 확인했다. 해결책은 분명하다. 우리는 지속 가능한 에너지 사용과 배출 감소를 위한 전 세계적인 협력이 필요하며, 과학적 이해를 바탕으로 한 실질적인 행동이 요구된다.
여러 가지 자연 현상을 설명하는 과학적 가설들을 공부하는 것이 지구 온난화의 복잡성을 이해하는 데 도움이 되고, 더 나아가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실질적인 변화를 이끌어낼 수 있는 계기가 될 것이다. 우리의 미래는 지금 우리가 내리는 결정에 달려 있다. 지구를 더 나은 상태로 유지하기 위한 우리의 책임은 결코 가볍지 않지만, 그것이야말로 우리가 살아갈 세상을 지키는 유일한 길이다. (끝)
“이 연재는 동심헌(童心軒)의 지구온난화 메커니즘 기획 시리즈입니다.”
이 글은 지구온난화 메커니즘 시리즈의 마지막 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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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註)
1) 전 지구 평균 에너지수지의 기본 관계는 일반적으로 $N=F-\alpha\Delta T$로 나타낼 수 있다. 여기서 $N$은 대기권 상단에서 지구계로 들어오는 순에너지 흐름, $F$는 유효복사강제력, $\Delta T$는 전 지구 평균 지표온도 변화, $\alpha$는 온난화에 대한 기후계의 순복사 반응을 나타내는 피드백 매개변수이다.
$\alpha$를 양수로 정의하면 $\alpha\Delta T$는 온난화가 진행됨에 따라 초기의 양의 복사불균형을 줄이는 효과를 나타낸다. 문헌에 따라 피드백 매개변수를 음수로 정의하여 $N=F+\lambda\Delta T$로 쓰기도 하므로, 식을 비교할 때에는 부호규약을 확인해야 한다.
J. M. Gregory 등은 $2004$년 기후모델에서 대기권 상단의 순복사 변화와 전 지구 평균 지표온도 변화를 회귀분석하여, 회귀선의 절편으로 복사강제력을, 기울기로 기후피드백을, $N=0$이 되는 지점으로 평형온난화를 추정하는 방법을 제시하였다. 이른바 Gregory 회귀법은 이후 기후모델의 유효복사강제력과 기후민감도를 분석하는 데 널리 활용되었다.
여기서 $\alpha\Delta T$는 위성이 별도의 에너지 흐름으로 직접 측정한 값이 아니다. 또한 플랑크 복사반응만을 뜻하지도 않는다. 플랑크 반응, 수증기, 기온감률, 구름, 눈과 얼음의 반사율 변화 등 온난화에 수반되는 모든 복사 반응의 순효과를 나타낸다.
예를 들어 동일한 기준과 기간에 대해 $F=2.2\text{ W/m}^2$이고 $N=1.0\text{ W/m}^2$라면, 식에 따른 순기후반응은 약 $1.2\text{ W/m}^2$가 된다. 그러나 실제의 $2.17\text{ W/m}^2$는 $1750$~$2019$년 이산화탄소 단독 강제력이고, 최근 약 $1.0\text{ W/m}^2$의 EEI는 모든 강제력과 피드백 및 자연변동을 포함한 서로 다른 기간의 지구계 관측값이다. 따라서 두 값을 직접 뺀 결과를 실제 관측된 적외선 방출 증가량으로 제시해서는 안 된다.
또한 “상쇄되었다”는 표현은 온실가스가 사라졌거나 그 복사강제력이 제거되었다는 의미가 아니다. 온난화에 따른 복사 반응으로 대기권 상단의 순에너지 유입이 처음보다 감소했다는 뜻이다. EEI가 여전히 양수라는 것은 지구가 아직 새로운 복사평형에 도달하지 않았으며 계속 열을 축적하고 있음을 의미한다. ↩
NASA Earth Observatory
그렇게 될 수 있는 물리적 이유는 명확하다. 물 $1\text{ kg}$을 $1^\circ\text{C}$ 올리는 데 필요한 에너지는 공기의 대략 4배다. 여기에 질량 차이가 더해진다. 해양의 총질량은 약 $1.4 \times 10^{21}\text{ kg}$, 대기의 질량은 약 $5.1 \times 10^{18}\text{ kg}$에 불과하다.
위키피디아
비열과 질량이라는 두 축을 곱하면, 바다의 총열용량은 대기의 1,000배 안팎에 이른다. 같은 에너지가 주어져도 바다는 거의 미동조차 없이 온도를 유지하고, 그 대신 시간을 두고 천천히 따뜻해진다.
수면에서 수십 미터 깊이까지 혼합층은 계절 바람과 파도에 흔들려 몇 달∼수년 만에 대기와 열을 교환한다. 그러나 그 아래, 수백∼수천 미터 심층은 순환과 확산이 느려 수십∼수백 년에 걸쳐 서서히 온도가 올라간다. 이 느린 열흡수 덕분에 우리는 지금 당장 배출을 멈추더라도, 이미 쌓인 열이 수십 년 동안 지표 기온을 추가로 $0.6^\circ\text{C}$ 정도 끌어올릴 ‘파이프라인 온난화’를 피할 수 없다.
NASA Earth Observatory
관측이 보여주는 숫자는 더욱 분명하다. 1971년 이후 지구 시스템에 들어온 초과 에너지의 $90\%$ 이상을 바다가 빨아들였다.
미국해양대기청(NOAA)
IPCC AR6는 같은 기간 전 대양의 열함량이 꾸준히 증가해 왔으며, 앞으로도 세기말까지 지금의 2배 이상 늘어날 가능성이 높다고 평가한다.
IPCC
이 거대한 열관성은 기후 정책과 일상의 날씨를 동시에 조율한다. 해안 도시의 여름은 내륙보다 덜 덥고, 겨울은 덜 춥다. 그러나 한편으로는 해양 팽창과 빙상 해체를 늦은 시차로 촉진해, 수세기에 걸친 해수면 상승을 예약해 둔다. 인간이 만든 열적 빚은, 바다가 천천히 갚아 나가는 장기 저축 예금과 같다. ↩
3) 전 지구적 에너지 환산에는 지구의 전체 표면적 $4\pi R^2\simeq5.1\times10^{14}\text{ m}^2$를 사용한다. 따라서 전 지구 평균 $1\text{ W/m}^2$는 약 $5.1\times10^{14}\text{ W}$, 즉 $510\text{ TW}$에 해당한다.
1년은 약 $3.156\times10^7$초이므로, 이를 1년 동안 누적한 에너지는 다음과 같다.
$5.1\times10^{14}\text{ W} \times3.156\times10^7\text{ s} \simeq1.61\times10^{22}\text{ J}$
이러한 환산은 지구 전체에 축적되는 실제 초과 에너지를 설명할 때에는 복사강제력이 아니라 EEI에 적용해야 한다. 복사강제력은 외부 교란의 크기이며, EEI는 온난화와 기후피드백이 작용한 뒤 실제로 남은 순에너지 축적률이기 때문이다. ↩
